일본에서 월세로 거주하다 보면, 퇴거 시 타치아이(立会い) 절차를 거쳐 원상복구(原状回復) 비용을 결정하게 되는데, 즉 입주 전 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비용을 정산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그 기준을 잘 몰라 원상복구 비용이 과다 청구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은 집주인이 부담해야 하고, 어떤 부분은 세입자가 책임져야 하는지, 퇴거 시 크고 작은 분쟁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 부분은 외국인뿐 아니라 일본인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악덕 부동산 관리회사를 만나면 예상치 못한 비용을 청구받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일본 국토교통성이 발표한 공식 지침 「原状回復をめぐるトラブルとガイドライン」(원상복구를 둘러싼 분쟁과 가이드라인) 을 바탕으로, 일본에서 월세로 거주하는 세입자분들이 꼭 알아야 할
원상복구의 개념, 비용 부담 기준, 그리고 분쟁을 예방하는 방법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원상복구란 무엇인가?

‘원상복구(原状回復)’란, 세입자가 거주 중 고의나 부주의(과실)로 발생시킨 손상을 퇴거하면서 입주 전 원래 상태로 복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정상적인 생활 중 자연스럽게 생긴 마모나 변색은 복구 의무가 없습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원상복구의 기준을 아래와 같이 구분하고 있습니다.
| 구분 | 내용 | 비용 부담자 |
|---|---|---|
| ① 자연적인 노후, 햇빛에 의한 변색 등 (経年変化) |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생긴 변화 | 집주인 |
| ② 정상적인 사용으로 인한 오염·흠집 (通常損耗) | 가구 설치 자국 등 일상적인 사용 흔적 | 집주인 |
| ③ 고의·부주의·관리 소홀로 인한 손상 | 벽에 낙서, 흡연으로 인한 황변, 물건 파손 등 | 세입자 |
요약하자면, 일상적인 생활로 생긴 흔적은 세입자 부담이 아니며, 반대로 고의적이거나 관리 소홀로 발생한 손상은 세입자가 수리비를 부담해야 합니다.
2. 세입자의 원상복구 의무 범위

일본 국토교통성은 세입자의 원상복구 의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세입자의 거주 및 사용으로 인해 발생한 손상 중, 고의·부주의·관리 소홀 등 통상적인 사용 범위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 복구할 의무를 진다.”
즉, 정상적인 생활로 인한 마모나 변색은 집주인이 부담하고, 고의나 부주의로 발생한 손상은 세입자가 부담하게 됩니다.
아래는 일반적인 부담 기준을 정리한 예시입니다.
| 상황 | 부담 여부 |
|---|---|
| 햇빛 등으로 인한 벽지 변색 | 집주인 부담 |
| 냉장고·TV 뒤 벽면의 자국 | 집주인 부담 |
| 침대 등 가구 설치로 인한 자국 | 집주인 부담 |
| 담배로 인한 벽지 변색 및 냄새 | 세입자 부담 |
| 에어컨 청소 미비로 곰팡이 번식 | 세입자 부담 |
| 욕실 곰팡이 | 세입자 부담 |
| 어린아이가 벽에 낙서함 | 세입자 부담 |
| 애완동물로 인한 벽지·바닥 손상 | 세입자 부담 |
| 벽에 못을 여러 개 박은 흔적 | 세입자 일부 부담 |
| 지진, 누수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손상 | 세입자 부담 아님 |
다만 위 표의 내용은 일반적인 원칙에 해당하며, 계약서의 특약(特約) 조항에 따라 세입자 부담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냉장고·TV 뒤 벽면의 자국은 세입자 부담”과 같은 특약이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고 그 내용이 충분히 설명된 뒤 동의·서명했다면, 법적으로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 시에는 반드시 원상복구 관련 특약이 어떻게 설정되어 있는지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계약서의 ‘원상복구 조항’을 반드시 확인

일본에서는 계약 자유의 원칙이 적용되므로, 법에 반하지 않는 한 계약서에 명시된 특약은 유효하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서에 어떤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지에 따라 퇴거 시 부담해야 할 원상복구 비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3-1. 유효할 수 있는 특약의 예
계약서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냉장고·TV 뒤 벽면의 자국은 세입자 부담」
「침대 등 가구 설치로 인한 자국은 세입자 부담」
이러한 조항이 충분히 설명된 뒤 세입자가 인지하고 서명했다면, 법적으로 유효하게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냉장고나 TV 설치 시 벽면과의 간격을 두거나 완충재(골판지, 고무패드 등) 를 사용하면 이러한 손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세입자가 주의하면 피할 수 있는 손상이므로, 법적으로 ‘강행법규 위반’으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3-2. 무효로 판단될 수 있는 특약의 예
반대로, 아래와 같은 조항은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퇴거 시의 수리비용은 전부 세입자 부담으로 한다」
이처럼 모든 수리비를 일괄적으로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조항은 법률상 소비자에게 불리한 계약 조항으로 간주되어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3. 특약이 유효하기 위한 조건
일본 국토교통성 가이드라인에서는 원상복구 관련 특약이 유효하기 위해 다음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것
예를 들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조건으로 세입자에게 일정 부분 원상복구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경우”, 이는 합리적인 사유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세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일반적인 시세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경우에만 유효로 인정됩니다.
따라서, 과도한 금액의 특약은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② 세입자가 특약의 내용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을 것
세입자가 특약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명한 경우, 그 조항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 계약서에 원상복구 관련 조항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 부동산 회사가 구두로 설명했으며,
- 세입자가 내용을 이해하고 동의한 사실이 명확히 남아 있어야 합니다.
③ 세입자가 특약에 따른 부담 의사를 명확히 표시했을 것
세입자가 실제로 그 부담에 동의했다는 근거가 필요합니다.
즉 세입자가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사인을 해야 효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4. 분쟁을 예방하는 첫 단계: 입주 시 상태 기록

퇴거 시 발생하는 분쟁의 대부분은 “이 자국이 원래 있었나?” 하는 문제에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일본 국토교통성은 입주 전 주택의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기록해 둘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실제로 일본의 대부분 월세 주택에서는, 입주자에게 직접 입주 전 상태를 확인하고 체크리스트를 제출하도록 요구합니다.
이 과정이 나중에 ‘원상복구 비용’을 둘러싼 분쟁을 예방하는 핵심 단계입니다.
4-1. 입주 시 꼭 해야 할 일
- 입주 당일, 모든 방과 설비(벽, 바닥, 창문, 싱크대, 욕실 등)를 빠짐없이 사진으로 촬영해둡니다.
- 부동산회사에서 체크리스트를 제공하는 경우, 하나하나 꼼꼼히 작성합니다.
- 촬영한 사진은 날짜가 표시된 상태로 저장하거나, 자신의 이메일로 전송해 두면 시간 정보가 자동으로 기록되어 나중에 증거로 활용하기 좋습니다.
- 퇴거할 때도 같은 위치와 각도에서 사진을 다시 찍어 비교해 두면, 분쟁 발생 시 강력한 근거자료가 됩니다.
이러한 사진 및 체크리스트 기록은 법적 증거자료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4-2. 추가 팁
입주 체크는 입주자 본인이 진행하는 것이며, 부동산 관리회사의 담당이 같이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입주 체크는 관리회사마다 조금씩 다른데, 입주 후 1주일 이내, 2주일 이내, 10일 이내 또는 1개월 이내에 체크리스트를 제출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일본에 처음 온 외국인분들은 이 절차를 간과하기 쉬운데, 이것이 훗날 원상복구 비용을 둘러싼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5. 설비의 ‘경과 연수’도 고려된다

세입자가 원상복구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라도, 거주 기간에 따라 부담 금액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벽지나 바닥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마모되는 부분은 ‘내구연한(耐用年数)’, 즉 설비의 사용 가능한 기간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일반적으로 벽지의 내구연한은 약 6년으로, 이 기간이 지나면 잔존가치가 거의 ‘0’으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입주 후 6년 이상 거주한 세입자라면, 설령 본인의 과실로 손상이 발생하더라도 복구비 대부분이 면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입주 후 1~2년 이내에 손상이 생긴 경우에는 설비의 잔존가치가 높기 때문에 세입자 부담 비율이 커질 수 있습니다.
6. 마무리
일본에서 말하는 원상복구는 단순히 “집을 완전히 새것으로 돌려놓는 것”이 아니라, “세입자가 거주 중 고의나 부주의로 발생시킨 비정상적인 손상만 복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토교통성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가 합리적인 기준으로 비용을 분담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입주 전·퇴거 전 각각의 단계에서 상태 확인과 사진 기록, 그리고 계약서 내 원상복구 조항의 숙지만 철저히 해둔다면, 불필요한 분쟁 없이 원만하게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일본 월세 집에서의 퇴거 절차를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퇴거 1개월 또는 2개월 전 통보
대부분의 임대계약서는 1개월 또는 2개월 전 해약 통보가 기본 조건입니다. - 관리회사와의 입회
퇴거 당일, 관리회사 담당자가 함께 방문하여 집의 상태를 점검합니다. - 원상복구 비용 산출
전문업체의 견적을 통해 청소 및 수리비 내역이 산출됩니다. - 시키킹, 보증금 정산
원상복구 비용이 보증금에서 차감된 후, 남은 금액이 환불됩니다. - 이의 제기 및 상담 가능
비용에 이의가 있을 경우, 사진 증거나 계약서 조항을 근거로 협의할 수 있으며, 해결이 어렵다면 부동산 협회나 소비자생활센터 등에 상담할 수도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