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란 자가든 월세든 살다 보면 에어컨, 급탕기(보일러), 가스레인지, 화장실, 세면대, 조명 등 기본 설비가 고장 나는 일이 생기기 마련인데, 일본 월세 집에서는 “이걸 내가 고쳐야 하나?”, “수리 비용은 누가 부담하지?” 같은 부분이 헷갈릴 수 있습니다.
필자는 일본 부동산 탁켄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 현지 부동산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그동안의 실무 경험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일본 임대주택에서 설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가장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을 소개해드립니다.
이번 글에서는 일본 월세 집에서 설비가 고장났을 때 반드시 알아야 할 규칙, 올바른 대처 절차, 수리 비용 부담 기준 등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월세 집의 설비는 두 종류로 나뉜다

일본에서 월세 집을 구할 때, 집 안에 설치된 설비·가전은 아래 두 가지 종류로 구분됩니다.
① 집주인 소유 설비
② 잔치물건(이전 세입자가 남기고 간 설비)
이 두 가지는 고장 시 수리 책임과 비용 부담 방식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계약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1-1. 집주인 소유 설비
집의 구조 또는 기본 장비로, 집주인 소유 설비를 말합니다.
- 급탕기(보일러)
- 에어컨
- 세면대·화장실·욕실 등 수전(수도 관련 설비)
- 인터폰·오토록
- 그 외 조명, 가스레인지 등이 포함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설비들은 계약서류 중요사항설명서에 명확히 기재되어 있고, 또한 집마다 제공되는 항목이 다르기 때문에 계약 단계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제공한 설비는 우리가 사용하는 권리만 있을 뿐, 소유권은 집주인에게 있어 고장 났을 경우, 수리·교체 비용은 원칙적으로 집주인 부담입니다.
그래서 고장 발생 시 가장 먼저 관리회사에 연락하여 수리 요청을 하면 되고, 오히려 입주자가 임의로 수리하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1-2. 잔치물건
잔치물건이란 이전 세입자가 남기고 간 설비·가전을 말합니다.
- 이전 거주자가 두고 간 에어컨
- 조명
- 가스레인지
- 전자레인지·냉장고 등 가전
- 책상·침대·소파 등 가구
겉보기에는 집 안에 있으니까 집주인이 제공한 것 같아 보이지만, 집주인이 비용을 들여 설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리·교체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잔치물건은 결국 집주인 소유로 귀속되기는 하지만, 집주인이 설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장에 대한 책임이 없습니다.
즉 잔치물건은,
- 사용할 수 있으면 사용해도 무방함
- 고장 시 수리·교체 비용은 입주자가 부담
- 원하지 않으면 처분 가능(단, 집주인 또는 관리회사에 반드시 사전 허락 필요)
특히 에어컨·가스레인지처럼 중요한 설비라도 잔치물건으로 분류되면 책임은 입주자에게 있으므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어떤 설비가 잔치물건인지 역시 중요사항설명서에 기재되어 있으며, 계약 단계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설비에 이상이 생겼다면 가장 먼저 할 일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일본의 월세 집에는 집주인 소유 설비와 잔치물건 두 종류가 있는데, 실제로 설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어떤 설비든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관리회사에 연락하기’입니다.
2-1. 왜 직접 업체를 부르면 안 될까?
집주인 소유 설비일 경우 집주인이 비용 부담을 해야 하는 설비이므로, 반드시 관리회사를 통해 정식 절차로 수리가 이뤄져야 하는데, 입주자가 임의로 수리 업체를 부르면 책임 관계가 불명확해질 수 있습니다.
잔치물건일 경우 고장 시 비용 부담은 입주자에게 있지만, 수리 또는 처분하려면 집주인의 허락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먼저 관리회사에 연락해야 합니다.
결국 설비 문제 발생 시 무조건 관리회사에 먼저 연락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 급탕기에서 온수가 나오지 않음
- 에어컨 전원이 켜지지 않음
- 가스 불꽃이 빨갛게 변함
- 수도에서 물이 새거나 누수 발생
- 새 조명으로 교체했는데도 불이 켜지지 않음
- 오토록 카메라 화면이 나오지 않음
이런 문제가 생기면 즉시 관리회사로 연락해 상황을 설명하면 됩니다.
2-2. 관리회사 연락처 확인 방법
관리회사 연락처는 중요사항설명서에 기재되어 있으며, 계약할 때 스마트폰에 저장해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2-3. 연락을 늦추면 불이익이 생길 수도 있음
연락이 귀찮아서 미루거나, 고장을 알고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선관주의의무(善管注意義務) 위반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즉, “고장 사실을 발견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더 큰 손상이 발생했다”고 간주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입주자가 수리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설비 이상을 발견하면 즉시 관리회사에 연락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대응입니다.
3. 수리 비용은 누가 부담할까?

일본 월세로 거주할 때 가장 궁금한 부분이 바로 수리 비용 부담 주체가 되는데, 기본 원칙은 입주자에게 과실(잘못) 또는 부주의가 있는지 여부로 판단합니다.
- 입주자 과실·부주의 없음 → 집주인 부담
- 입주자 과실·부주의 있음 → 입주자 부담
- 잔치물건 → 기본적으로 입주자 부담
이 기준을 이해하면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3-1. 집주인 부담 (원칙)
집주인 소유 설비가 노후화, 정상적 사용 중 발생한 고장, 제조상의 문제로 고장 난 경우, 입주자는 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고 수리·교체 비용은 집주인이 100% 부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 오래된 급탕기가 갑자기 작동 불능
- 에어컨이 노후로 인해 냉방이 되지 않음
- 배수관의 오래된 부품이 파손되어 누수 발생
- 정상적으로 사용했는데 전등 스위치가 고장
이런 경우는 입주자의 잘못이 없으므로 집주인 책임입니다.
3-2. 입주자 부담 (과실·부주의)
입주자의 관리 소홀, 사용 부주의, 과실로 인해 고장이 발생한 경우는 입주자가 수리 또는 교체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 에어컨 필터를 장기간 청소하지 않아 내부가 막혀 고장
- 욕실 환풍기에 먼지가 쌓여 작동 불능
- 배수구를 청소하지 않아 막힘 발생
- 물건을 떨어뜨려 세면대 균열이 발생한 경우
이런 경우는 명확한 입주자 책임으로 분류됩니다.
3-3. 잔치물건의 경우
잔치물건은 집주인이 설치한 설비들이 아니기에 다음 원칙이 적용됩니다.
- 입주자의 과실·부주의 여부와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입주자 부담
- 즉, 고장 나면 입주자가 스스로 수리하거나 교체해야 함
- 필요 없으면 처분도 가능하지만, 반드시 집주인 또는 관리회사 허가 필요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관리회사나 집주인에게 상황을 잘 설명하면 잔치물건이라도 일부 비용을 부담해주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4. 고장났다고 해서 스스로 수리하면 안 되는 이유

앞서 설명했듯이, 설비가 고장났다고 해서 급하다고 임의로 업체를 불러 수리해선 안 되고, 고장 발생 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관리회사에 연락하는 것이며, 수리업체 역시 관리회사를 통해 불러야 합니다.
4-1. 설비는 집주인의 자산
집 안에 설치된 집주인 소유 설비는 모두 집주인의 재산이며, 입주자는 단지 사용하는 권한만 있을 뿐, 임의로 수리·교체할 권한은 없습니다.
만약 개인적으로 업체를 불러 수리하다가, 추가 손상이 발생하거나, 원래 설비의 기능을 변경하거나, 수리 방식이 부적절할 경우 그 책임은 모두 입주자에게 돌아옵니다.
따라서 반드시 관리회사를 통해 정식 수리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4-2. 임의로 수리하면 비용을 청구받지 못할 수 있음
2020년 민법 개정으로 “긴급한 상황에서는 입주자가 직접 수리를 의뢰할 수 있다”는 규정이 생기긴 했지만, 여기에도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 정말 긴급 상황일 것
- 합리적·상식적 비용일 것
- 사후에 증빙(견적, 고장 이유 등)이 가능해야 함
입주자가 임의로 수리업체를 선택해 고가의 수리를 진행하면, 집주인이 “그 비용은 인정할 수 없다”고 거부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즉, 임의 수리 시 비용을 돌려받지 못할 리스크가 매우 높습니다.
4-3. 올바른 수리 절차
설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의 올바른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가장 먼저 관리회사에 연락
대부분 24시간 대응 서비스가 있어 긴급 시에도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문제 상황을 자세히 설명
증상, 발생 시간, 현재 상태 등 - 관리회사가 지정한 수리업체가 방문
비용 부담 주체(집주인/입주자)를 관리회사가 판단 - 관리회사 대응에 시간이 필요할 경우
긴급 상황임을 전달하고 관리회사 승인을 받은 뒤 직접 업체 호출
결국 모든 절차는 중요사항설명서 및 계약서 내용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트러블 방지의 가장 좋은 방법이며, 임의로 움직이는 순간 책임 문제가 복잡해지므로, 항상 관리회사에 먼저 연락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합니다.
5. 설비 고장으로 불편을 겪었을 때 보상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설비 고장으로 인해 생활에 불편이 생겼다고 해서 집주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 급탕기가 고장 나 며칠간 뜨거운 물을 사용하지 못한 경우
- 수리 전까지 집 근처 목욕탕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경우
이 같은 불편이 발생하더라도 목욕탕 이용료 등 생활불편비는 보상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실제 이러한 규정은 중요사항설명서에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법적으로도 생활상의 불편에 대한 금전적 보상은 거의 인정되지 않습니다.
법적 보상은 어렵지만, 관리회사나 집주인에게 상황을 부드럽게 잘 설명하면 어느 정도 편의를 제공해주는 경우도 있기에, 강하게 요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중하게 상황을 전달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6. 마무리
일본 월세 집에서 설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무조건 관리회사에 먼저 연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급하다고 임의로 수리업체를 불러 수리하면 책임 관계가 복잡해지고, 비용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 불이익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집 안의 설비는 크게 집주인 소유 설비와 이전 세입자가 남기고 간 잔치물건으로 나뉩니다.
- 집주인 소유 설비는 입주자의 과실·부주의가 없는 경우
→ 집주인이 수리 의무와 비용 부담 - 잔치물건은
→ 집주인에게 수리 의무가 없으며, 기본적으로 입주자가 부담
결국 일본 월세 생활에서 가장 기억해야 할 핵심은 아주 단순합니다.
바로 어떤 문제가 생겨도 가장 먼저 관리회사에 연락한다.
이 원칙만 지켜도 대부분의 트러블을 예방할 수 있고, 원활한 수리 및 대응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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