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 10년 차에 접어들어 지금까지를 돌아보면, 일본인과의 대화에서 반말 때문에 크게 기분이 상했던 기억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없었던 것 같기도 한 느낌이 듭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최근 몇 년간은 일본인에게 반말을 들어서 불쾌했던 기억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일본여행 또는 일본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외국인들이 자주 꺼내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왜 일본인들은 외국인에게 반말을 할까?”라는 질문인데, 이번 글에서는 이 주제에 대해, 필자의 일본생활 경험과 개인적인 느낌을 바탕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 일본인도 반말을 한다?

일본어 역시 한국어처럼 존댓말과 반말의 구분이 분명한 언어이며, 오히려 한국어보다 존경어 체계가 더 복잡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존댓말(です・ます형)을 사용하지만, 상황에 따라 반말이 사용되는 경우도 꽤 흔합니다.
1-1. 일본인끼리의 반말
한국에서도 아저씨·아줌마들이 학생이나 젊은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반말을 하듯, 일본에서도 나이가 많은 사람이 연하에게 반말을 하는 것은 매우 일반적입니다.
이 경우 대부분 악의는 없고, 친근함의 표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1-2. 외국인에게 하는 반말
일본인들이 외국인에게 반말을 사용하는 경우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인종이나 국적에 대한 차별과는 다르다고 느껴집니다.
일본 사회도 서구권 중심적인 인식이 남아 있어, 구미권 → 대만·한국 → 중국·동남아 순으로 미묘한 인식 차이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서양인에게는 존댓말, 아시아인에게만 반말이라는 식으로 명확하게 나뉘는 구조는 아닙니다.
체감상으로는 모든 외국인에게 반말을 사용하되, 서양인에게는 비교적 부드러운 말투의 반말, 아시아인에게는 다소 퉁명스럽거나 비꼬는 반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느껴졌습니다.
따라서 외국인에 대한 반말은 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의사소통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말투가 이상하지 않다면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2. 일본인이 외국인에게 반말을 하는 이유

일본인이 외국인에게 반말을 사용하는 이유는 한 가지로 단정하기 어렵고,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보면,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로 나눌 수 있습니다.
2-1. 존경어가 어렵기 때문에
외국인이 일본어의 존경어를 어려워하는 것은 사실이며, 특히 비즈니스 일본어는 일본인에게도 복잡한 영역인데, 외국인에게는 더욱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필자 역시 일본생활을 시작한 지 몇 년이 지난 뒤에도, 전화나 대면 상황에서 비즈니스 존경어를 들으면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조금 더 알아듣기 쉬운 표현으로 말씀해 주세요”라고 요청한 적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니, 일본인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쉬운 표현, 즉 반말을 사용하는 편이 전달이 더 잘 된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졌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2. 외국인들이 반말에 익숙
필자는 일본어를 배울 때부터 です・ます형에 익숙해져 있어, 일본어학교 시절에도 훨씬 어린 친구들에게 자연스럽게 존댓말을 사용하곤 했습니다.
반면 주변의 많은 외국인 친구들은 반말에 더 익숙했고, 처음 만난 사이에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반말로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후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외국인을 만났을 때 기본적으로 반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런 환경 속에서 일본인들 역시 외국인과의 대화에서는 반말이 자연스럽다고 느끼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3. 외국인 차별의 경우도 분명
물론 일본인이 외국인에게 반말을 사용하는 이유 중에는 차별적인 인식이 깔려 있는 경우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다만 이런 사람들은 반말이 아니더라도 말투, 표정, 뉘앙스 등에서 충분히 불쾌감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 사회 특성상 겉으로는 공손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굳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그냥 피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3. 반말이 이해되는 곳과 하면 안 되는 곳

일본에서는 상황에 따라 반말이 어느 정도 이해되는 경우도 있지만, 분명히 해서는 안 되는 장소와 상황 역시 존재합니다.
3-1. 비즈니스 현장
고객이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비즈니스 상황에서의 반말은 기본적으로 NG이며, 비즈니스에서의 말투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 회사 전체를 대표하는 태도이기 때문에 반말은 충분히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즈니스 상황에서 반말이 사용되었다면, 상황에 따라서는 정당하게 클레임을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봅니다.
3-2. 개인 상점·소규모 가게
동네 구멍가게나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상점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반말이 오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의 반말은 무례함보다는 친근함이나 거리감을 줄이기 위한 표현일 가능성이 높으며, 당사자가 불쾌하지 않다면 크게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3-3. 공공기관·은행·편의점
공공기관, 은행, 편의점 등에서는 원칙적으로 반말은 아웃이지만, 존댓말로 아무리 설명해도 상대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 내용 전달을 우선하다 보니 표현이 점점 단순해져 결과적으로 반말에 가까워지는 경우는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말투 자체보다는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현실적으로는 더 편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4. 일본생활 10년 차가 느낀 실제 체감

10년 동안 일본에서 생활하며 많은 일본인들과 접촉해왔지만, 솔직히 반말 때문에 기분이 상할 정도의 경험은 거의 없었습니다.
일상생활이나 문자, 업무상 대화에서는 기본적으로 서로 존댓말을 사용해왔고,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자연스럽게 반말로 말을 건 경우도 있었지만, 그 역시 전혀 불쾌하게 느껴지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외국인들끼리의 대화를 떠올려보면, 존댓말을 사용하는 경우 자체가 드물었고, 훨씬 어린 외국인이 반말로 말을 걸어와도 “외국인이니까 그러려니” 하며 필자 역시 자연스럽게 반말로 대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국에서도 가끔은 반말로 인해 불쾌한 경험을 할 수 있듯이, 일본에서도 그런 상황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상 속에서 겪게 되는 크고 작은 일들 중 하나로 받아들이고, 굳이 마음에 담아두기보다는 그냥 무시하는 것이 더 편한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5. 마무리
일본인 중에는 분명 차별적인 인식으로 외국인에게 반말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존재하지만, 그런 경우에는 반말뿐만 아니라, 말투나 태도 등 다른 언행에서도 충분히 불쾌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외국인에게 반말을 사용하는 이유는 차별보다는 소통의 편의성이나 전달의 용이함에 더 가까운 경우가 많지 않을까 생각하기에, 모든 반말을 곧바로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거나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필자 개인의 일본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각이기에, 다른 경험을 하신 분들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다만 살다 보면 어딜 가나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을 만날 수 있듯이, 굳이 감정을 소모하기보다는 그냥 무시하는 것이 더 편한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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