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집을 구할 때 많은 분들이 흔히 ‘좋아 보이는 조건’을 우선순위에 두지만, 실제 현장에서 보면 지역 특성이나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기준 때문에 정작 좋은 매물을 놓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수많은 중개 경험을 통해 느낀 점은,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사소한 조건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반대로 정말 중요한 요소를 간과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입니다.
이 글에서는 도쿄 부동산 업계에 종사하는 필자의 관점에서 ‘만약 내가 살 집을 직접 구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일본 부동산 거래 전문가 자격인 탁켄시를 보유하고 현재 도쿄 부동산 회사에서 근무하며 얻은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도쿄에서 집을 구하시는 분들께 가장 현실적이고 유용한 가이드가 되기를 바랍니다.
1. 이 글의 구성
이 글에서는 도쿄 부동산 실무자의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 타협할 수 없는 필수 조건: 주거 만족도에 직결되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요소
- 양보 가능한 선택 조건: 있으면 좋지만 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항목
- 적정 주거비 가이드: 월급 수준을 고려한 현실적인 월세 설정 기준
실제로 도쿄에서 수많은 중개를 진행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필자가 직접 살 집을 구한다면 어떤 기준을 최우선으로 둘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2. 타협할 수 없는 필수 조건

수입이나 가족 구성과 관계없이, 아래의 조건들은 일상생활의 질에 직결되는 요소이므로 우선순위에서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2-1. 실내 세탁기 설치 공간
일본 주택의 세탁기 설치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 실내 설치 가능
- 베란다(실외) 설치
- 세탁기 설치 공간 없음
필자는 보통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세탁기를 사용하며, 특히 퇴근 후 야간에 세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내 세탁기 설치 공간은 필수 조건입니다.
베란다에 세탁기를 둘 경우 다음과 같은 불편함이 따릅니다.
- 소음 문제: 야간 세탁 시 이웃에게 민폐가 될 수 있습니다.
- 사용의 번거로움: 세탁 시마다 외부로 나가야 합니다.
- 프라이버시 노출: 세탁 시 외부 시선에 노출될 우려가 있습니다.
- 기기 노후화: 비, 바람, 직사광선으로 인해 고장이 잦고 외관이 빠르게 노후됩니다.
또한 세탁기 설치 공간 자체가 없는 집은 공용 세탁실이나 외부 코인 세탁소를 이용해야 하는데, 주기적으로 시간을 내어 세탁소에 방문하는 것은 매우 번거로우며, 위생적인 측면에서도 우려가 생길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2-2. 베란다 건조 공간
일본의 주거 형태는 베란다 유무에 따라 크게 갈리며, 필자는 세탁물을 자연 건조할 수 있는 베란다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여름은 습도가 매우 높아, 실내에서 빨래를 말리면 건조 속도가 느려 옷에 퀴퀴한 냄새가 배기 쉽습니다. 대중교통 등 밀폐된 공간에서 이러한 냄새가 나는 옷을 입은 사람을 마주하는 것은 본인에게도 주변에도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 됩니다.
따라서 햇빛과 바람을 이용한 베란다 건조는 필수이기에, 베란다가 없는 집은 가급적 피하는 편입니다.
2-3. 채광이 차단된 집 (정북향 및 인접 건물)
일본에서는 베란다가 향하는 곳을 집의 방향으로 판단하는데, 그중 정북향 집은 다음과 같은 단점이 뚜렷합니다.
-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어두운 실내
- 높은 습도와 결로 현상
- 곰팡이 발생 가능성
또한 남향이라 하더라도 바로 앞에 건물이 밀착해 있어 햇빛이 완전히 차단된 집이 있는데, 이런 경우 역시 채광이 매우 열악합니다.
다만, 베란다가 매우 넓고 통풍이 극히 원활한 구조라면 정북향이라도 예외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일반적인 경우에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3. 양보 가능한 선택 조건

다음 조건들은 있으면 편리하지만, 거주지를 결정할 때 예산이나 다른 우선순위를 위해 충분히 타협할 수 있는 항목들입니다.
3-1. 욕실과 화장실의 분리
일본에서 집을 구할 때 많은 분들이 ‘욕실과 화장실의 분리‘를 요구하는데, 이는 화장실 바닥이 젖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이지만, 현실적으로 분리형 구조는 면적을 더 차지하기도 하면서 월세가 높아지는 원인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조건은 양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일체형 구조는 샤워기로 화장실 내부까지 한 번에 물청소를 할 수 있어 관리가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닥이 젖는 문제는 전용 슬리퍼를 사용하거나 입구에 발매트를 두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3-2. 24시간 쓰레기 배출 가능 여부
일본 주택의 쓰레기 배출 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 전용 쓰레기장: 요일에 상관없이 24시간 배출 가능
- 지정 장소 배출: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만 배출 가능
24시간 배출이 편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정된 시간에 버리는 방식도 금방 적응하게 됩니다.
퇴근 후나 출근길에 내놓는 것이 습관이 되면 크게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전용 쓰레기장은 ‘언제든 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집 안에 쓰레기를 쌓아두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수거 시간을 놓친 경우에는 현관 옆 가스 배관함 공간 등을 활용해 다음 수거 일까지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3-3. 역세권 (도보 10분 이내)
역과 가까운 집이 좋기는 하지만, 필수 조건은 아닙니다.
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 주거 환경이 조용하고, 동일한 월세 대비 집의 상태가 좋으며 선택지도 많습니다.
매일 출퇴근하는 사람에게 역까지 걷는 시간은 운동 시간이 되기도 하기에, 도보 15분 정도까지는 충분히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거리라고 생각합니다.
3-4. 통근 시간 50분 내외
도쿄 직장인의 평균 통근 시간은 약 50분 정도이기에, 통근 시간을 반드시 30분 이내로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도쿄로 출퇴근하며 가나가와, 사이타마, 치바 현에서 집을 구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데, 필자 또한 가와사키역 인근에서 우에노까지 약 50분 거리를 통근하고 있지만, 크게 멀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전철 안에서의 시간을 공부나 독서 등으로 활용한다면 충분히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는 시간입니다.
4. 적정 주거비 가이드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월세가 월급의 1/3을 초과하면 입주 심사에서 불리해지는 경우가 많기에, 본인의 수입에 맞는 현실적인 월세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1. 월급 20만 엔 전후
월급이 20만 엔일 경우 실수령액은 약 16~17만 엔 수준으로, 이 경우 월세는 7만 엔 정도를 추천하며, 월세를 제외한 약 10만 엔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구조입니다.
도쿄 및 인근 지역에서 조건에 대한 눈높이를 조금만 조절한다면 7만 엔대에서 충분히 현실적인 선택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4-2. 월급 25만 엔 전후
월급이 25만 엔일 경우 실수령액은 약 20만 엔 정도이며, 월세는 8만 엔 전후가 적당합니다.
월세 8만 엔 정도면 도쿄 주변 지역에서 1인 가구 기준으로 쾌적한 집을 구할 수 있는 금액대입니다. 참고로 필자가 2017년 가와사키에서 7만 엔 정도에 입주했던 꽤나 괜찮았던 맨션이 현재는 약 8만 엔 정도로 시세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4-3. 월급 30만 엔 전후
월급이 30만 엔일 경우 실수령액은 약 25만 엔 정도로, 이 구간에서는 월세 10만 엔 정도를 추천합니다.
월세 10만 엔이면 도쿄 23구 내에서도 매물을 찾을 수 있으며, 주변 도시로 범위를 넓히면 더 좋은 환경의 신축 건물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4-4. 도쿄 23구 내 우수한 조건의 원룸
도쿄 23구 내에서 신축이면서 설비와 주거 환경이 모두 우수한 집을 찾으려면 월세 12만~15만 엔 정도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매물에 입주하여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려면 월급이 최소 35만~40만 엔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비싼 집에 살아야 할 필요는 없고 도쿄에서 혼자라면 12만 ~ 15만엔 정도로 충분히 높다고 봅니다.
5. 마무리
도쿄에서 집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적인 기준을 세우는 것입니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전세 제도가 없기 때문에,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월세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따라서 집을 알아보기 전에 다음 두 가지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필수 조건
- 타협 가능한 선택 조건
이처럼 조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월급의 약 1/3 수준에서 예산을 설정하는 것이 도쿄에서 효율적으로 집을 찾는 방법이며, 도쿄에서 집을 구하려는 분들에게 이 글의 기준이 참고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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