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지진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꼭 아래와 같은 비슷한 반응들을 보이게 됩니다.
“지금 일본 여행 가도 괜찮을까?” “항공권이랑 호텔 무료 취소되나?” “이 정도면 위험한 거 아니야?”
뉴스 하나가 뜨면 여행 취소 이야기부터 불안한 추측까지 각종 정보가 뒤섞여 빠르게 퍼집니다.
지진이나 자연재해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영역이고,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기준도 다르기 때문에 어떤 반응이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일본에서 9년째 실제로 생활하고 있는 입장에서, 일본의 지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한 번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일본 지진에 관한 팩트

일본에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가 많은 것은 명백한 사실로, 일본에서 생활한다고 해서 지진을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1-1. 대지진은 언젠가 오지만,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에 의해 ‘미래 대지진’에 대한 예측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향후 30년 이내에 간토 지역(도쿄권)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약 70%라는 이야기는 많은 분들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30년 이내’라는 표현인데, 이는 30년 후라는 의미가 아니라, 오늘이나 내일 당장 발생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간토 지역뿐만 아니라 간사이(오사카·교토) 지역 역시 대지진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되고 있습니다.
1-2. 지진 뉴스가 없다고 안전한 건 아니다
앞으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팩트지만, 언제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진 관련 뉴스가 크게 보도되는 날이나 조용한 날이나, 위험도 자체는 사실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로또나 복권을 사보는 것이 더 확률이 높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그렇다면 일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매일 불안에 떨며 살고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2. 무섭지 않은 게 아니라,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뿐

필자 역시 지진이 엄청 싫고 무서워 하며, 솔직히 말하면, 일본의 모든 점이 다 마음에 들어도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만큼은 언젠가 일본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진이 무섭다는 이유만으로 지금 당장 모든 걸 정리하고 일본을 떠날 수 있느냐 하면,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2-1. 무섭다고 당장 떠날 수 없는 현실
현재 일본생활 9년 차이고, 10년을 채우면 영주권 신청 자격이 생기는데, 영주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이미 오랜 시간을 일본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조금만 더 버텨보자’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 하나의 현실적인 이유는 생활 기반으로, 지금 삶의 터전은 일본에 있고, 일본에서 경력을 쌓아왔으며, 일본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경험과 네트워크가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모든 걸 내려놓고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큰 모험입니다.
한국에 돌아가서 무엇을 할지, 안정적인 수입을 다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에, 지진이 무섭더라도 일본에 계속 머무르는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2-2. 결국 선택은 각자의 기준
사람마다 지금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와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의 기준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실제로 많은 외국인과 한국인들이 일본 생활을 포기하고 귀국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만약 그에 준하는 규모의 지진이 다시 발생한다면, 지금 일본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다시 같은 선택을 하게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아직 ‘그 정도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 아래, 다들 각자의 기준으로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쩌면 일본에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선택이자, 작은 모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3. 실제로 체감하는 지진의 수준은 어느 정도?

일본에서 살다 보면 진도 3~4 정도의 지진은 1년에 몇 번씩 경험하게 되고, 오히려 몇 달 동안 지진이 전혀 없으면 “이제 슬슬 한 번 올 때가 된 것 같은데…”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다만 일상생활에서 겪는 지진의 대부분은 진도 5 이하로, 개인적으로 일본에서 9년 넘게 살았지만, 아직 진도 5 이상의 강한 지진을 직접 겪어본 적은 없습니다.
3-1. 무섭지만, 반복되면 사람은 적응하게 된다
처음 일본에 왔을 때는 진도 3~4만 되어도 정말 무서웠고, 집이 흔들리고 물건이 살짝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하지만 사람이라는 게 참 무서운 존재라, 반복해서 겪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아, 또 왔구나’ 정도로 받아들이게 되더랍니다.
물론 진도 4를 조금 넘는 느낌이 들면 지금도 순간적으로 긴장되고 심리적인 두려움이 올라오는 건 사실이지만, 자주 겪는 작은 지진들에 어느 정도 적응하게 되는 것도 현실입니다.
3-2. 뉴스 속 일본 지진과 실제 생활의 거리감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일본의 지리적 크기인데, 일본은 생각보다 땅덩어리가 굉장히 큽니다. 뉴스에서는 “일본에서 또 지진 발생”이라고 보도되지만, 실제로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전혀 흔들림조차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일본 또 지진이라던데, 여행 가도 돼?”라는 소식을 접할 때, 정작 일본에 사는 우리는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하고, 밥 먹고,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을 모르고 지진 뉴스만 접하다 보면 불안해지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예로, 2025년에 한국에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일본인 지인이 “지금 한국 출장 가도 괜찮냐”고 진지하게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반일 시위 이야기, 예전의 사고들을 들었다며 굉장히 불안해하더랍니다.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곳에 대한 불안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4. 일본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대비?

일본에서는 크고 작은 지진이 거의 매일 어딘가에서 발생하며,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젠가는 큰 지진이 올 수도 있다’는 전제를 마음속에 두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많은 가정에서는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준비를 해두고 있습니다.
- 패트병 생수 비축
- 비상식량 상시 보관
- 휴대용 가스버너와 가스 캔 준비
- 휴대용 화장실
그 외의 일상은 한국에서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집을 구할 때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지역을 선택하거나, 내진 설계가 잘 된 건물을 선호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마음 한편에 자연재해에 대한 걱정이 완전히 사라지는 날은 없지만, 그렇다고 매일 불안에 떨며 사는 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일본을 떠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지금 당장은 현재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대부분의 현실입니다.
5. 일본 지진과 여행, 결국은 개인의 판단
일본에서는 매일같이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하지만, 일본이 넓은 나라이다 보니, 실제로 생활하면서 체감하는 진도 3~4 이상의 지진은 1년에 손에 꼽을 정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이 안전하다거나, 대규모 지진이 당분간 오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또한 지진 뉴스가 나올 때만 위험하고, 뉴스가 조용하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위험한 착각입니다.
지진은 예고 없이 언제든 찾아오는 것이어서, 결국 일본 여행을 갈지 말지, 일본에서 생활을 이어갈지는 각자가 감당할 수 있는 기준과 판단의 문제입니다.
뉴스에 과도하게 휘둘리기보다는, 현지 상황과 현실적인 정보들을 차분히 살펴보고 결정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본에 지금도 수십만 명의 한국인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이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함께 참고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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